방학 중에 아이들이 일본 여행을 가고 싶어 해서 다양한 패키지와 항공편을 우선 알아보았습니다. 한창 여행 시즌이라 항공권이나 패키지 상품들은 가격이 올라 있었고, 일정이 맞지 않거나 출발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변동 가능성이 커서 결정이 어려웠습니다. 더구나 나라 안팎으로 사고들이 잦아 여행 자체를 취소할까 고민하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실망하는 것 같아 다른 방법을 찾다 오사카까지 선박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안심도 되고, 배 안에서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많아 추억 쌓기 좋은 배편을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선박을 이용하려면 부산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해야 합니다. 그럼 어느 지역에 있든 부산역까지 가야겠지요? 제가 있는 위치에서는 수서에서 출발하는 SRT가 정차역이 적어 KTX보다 빨랐습니다.
다른 곳을 경유하지 않고 부산에서 오사카 국제여객터미널까지 직항하는 유일한 배편은 오사카 팬스* 드림호입니다. 후쿠오카를 경유해서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사카가 목적지라면 한 번에 바로 가는 배편이 편리합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오사카국제여객터미널에 내리면 셔틀버스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하여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코스모 스퀘어역에 내리면 지하철을 이용하여 오사카 시내 어디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팬스* 드림호의 기본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팬스* 드림호 기본 정보
- 운항 구간: 부산국제여객터미널 ↔ 오사카국제여객터미널(오사카 난코)
- 소요 시간: 약 19시간 30분
- 운항 일정: 주 3회 (월, 수, 금)
- 출발 시간: 부산 오후 15:10 출발 → 오사카 다음 날 오전 10:00 도착
- 비용: 일반석(스탠다드): 왕복 약 15~20만 원(승선권/유류/부두세/출국세 포함)
- 승선권 왕복 90,000원(날짜별 상이), 유류/부두세/출국세 등 68,000원(변동가능), 업그레이드(편도 25,000원/1인)
- 2인실, 4인실 등 다양한 객실 선택 가능
- 차량 선적 가능 (자가용, 소형승합차, 이륜자동차, 자전거)
오사카 이동 시 배편 이용의 몇 가지 장점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장점
- 항공편 대비 비용 저렴 (1/3수준, 동일시기 저가 항공 기준 왕복 50~60만원대)
- 배만 타고 오사카까지 이동 가능 (기차·버스 환승 없음)
- 숙박비 절약 가능 (배에서 1박, 다음날 오전 여행 일정 가능)
- 선내에 레스토랑, 편의점, 온천(대욕장), 라이브 공연 등 즐길 거리 있음
- 차량 선적 가능 (일본에서 운전할 계획이 있다면 유용)
- 수하물 요금 저렴 (휴대 수하물 30kg 이하 무료 반입, 위탁 수하물 1~20kg 10,000원, 추가 5kg당 5,000원 부과)
배편 예약은 검색포털에서 “일본 가는 배편“ 또는 ”배 타고 오사카” 검색하시면 예약 가능한 사이트들이 많이 나옵니다. 날짜별, 편도/왕복 이용 여부에 따라 가격이 다르니 비교해 보시고 예약하시면 됩니다.
예약 시 팁을 드리자면 호텔이나 항공처럼 형편에 맞게 예약하실 수 있지만, 어린이나 유아 동반, 어르신 동반, 소음에 예민하신 분은 반드시 ‘스탠다드A’이상을 추천해 드립니다.
기본적인 다인실(단체실)의 경우 10~20명 가까운 인원이 한 공간이 있고, 단체팀이 많아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스탠다드A는 4인 사용에 적당한 방이라 예약인원이 적으면 다른 팀과 함께 배정되기도 하는데 3인 이상이면 단독으로 쓴다고 보면 됩니다. 방 안에 세면대가 있어 간단한 손 씻기나 양치를 할 수 있어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예약인원이 2인 이하면 예약 시 미리 업그레이드를 신청(25,000원/1인)하시고 3~4인이면 다인실 예약 후 선내 탑승 시 업그레이드 신청(50,000원/1실)하시는 것이 유리합니다. 단 성수기에는 마감되는 경우가 많으니 예약시 확인하고 미리 신청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여행 후 심신이 피곤한 상태인 돌아오는 배편은 꼭 업그레이드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편도 25,000원 왕복 50,000원이 적은 금액이 아닐 수도 있지만 편안한 여행을 위해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습니다.
직항 배편 이동의 경우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운항스케줄이 하루에 한 번이 아니라 주 3회(월수금)만 운항을 하고 있어 일정 선택의 폭이 좁습니다. 더구나 약 19시간 이상의 긴 이동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장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19시간 동안 지루하게 뭘 하나?’ 싶을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즐길 거리로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우선 선내에 조/석식을 이용(식권구매)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고, 커피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습니다. 간단한 과자/음료/컵라면을 사서 먹을 수 있는 매점이 있는데 카드로 무인 결제되어 24시간 이용가능 합니다. 작은 면세점도 있어 화장품이나 술을 구매하실 수도 있습니다. 석식 후 심심할 때쯤 소소한 라이브 공연과 레크레이션이 준비되어 있어 비행기 여행과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그 밖에 노래방(유료)이 있고 사우나와 온탕이 있는 목욕탕(무료)이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습니다. 저는 밤에 이용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일몰/일출 시각에 맞추면 경치를 감상하며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바다 한가운데서는 네트워크가 잘 잡히지 않고 Wifi도 선내 카페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긴 여행을 위해 OTT 저장은 필수입니다. 객실마다 배치되어 있는 TV도 위성채널이 잡혀 바다 위에서 한국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스탠다드A Room(이상)의 경우 TV에 휴대폰 연결선이 있어 유*브 영상, 넷플릭* 영화나 드라마를 몇 편 다운받아 가면 시간 보내기에 매우 유용합니다. 따뜻하게 목욕하고 영화 한 편 보고,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어느 새 일본에 도착해 있을 거에요. 아침식사를 여유있게 하고 짐을 챙겨 수하물 찾는 번거러움 없이 하선을 하면 됩니다. 오사카국제여객터미널은 우리나라 지방의 시외버스터미널처럼 작은 터미널입니다. 출구도 하나밖에 없어 출구로 나가자마자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오래 기다리지 않아 코스모 스퀘어역으로 가는 셔틀이 도착할 거에요. 성격 급한 분들은 걸어가시기도 하던데 여행용캐리어를 끌고 걸어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으니 조금만 기다렸다가 셔틀버스를 타고 가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다음엔 오사카 시내 여행 정보를 공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